우울증 환자분들이 느끼는 진짜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
보통은
슬프다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. 되게 뭐 공허해요. 되게 다운되어 있어요. 근데 사실 제일 많이 듣는 대답은 무슨 감정인지 모르겠다입니다

이게 처음에는 이 감정이나 기분에 대해서 물어보는 게 사실 익숙하지 않은 질문이라서 감정을 인지하시는 게 좀 낯설다 보니까, 이렇게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을 하시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
우울증이 참 복합적인 감정이어서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고요.
또 한편으로는 우울증이 단순히 기분만 다운되는 게 아니라, 이 사고 기능 자체도 같이 좀 저하되는 측면이 있잖아요.
이러다 보니까, 본인의 감정이나 생각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명확히 인지하고 판단을 내리는 게 어려워지는 또 그런 부분들이 있거든요. 이런 것들이 작용을 해서 나온 결과라고 생각이 됩니다.
그럼 그렇다면 왜 사람들이 이렇게 우울증일 때 왜 이렇게 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할까요?
사실은 우울감이랑 이 슬픔이라는 단어를 혼용을 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. 왜 우리 조금만 기분 안 좋은 일 있거나 하면은 나 우울해라는 표현 많이 쓰잖아요. 생각해보면은 나 슬퍼라고 표현하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아요. 거의 다 우울해 우울증 걸릴 것 같애 뭐 이런 얘기도 하고, 그렇죠. 그런데 이 우울감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실은 슬픔과 동의어가 아니에요. 그런데도 조금 잘못 혼용되어서 사용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.

이 슬픔은요, 이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은 사전적 의미가 그냥
네 이라고 되어 있어요. 이것 좀 다른 데서 좀 찾아보면요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. 이 슬픔이라는 감정은 상황에 대한 이 반응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 그러니까 굉장히 좀 좌절스러운 어떤 일을 겪거나 어떤 뭔가를 잃어버렸거나
상실했을 때 그때 느껴지는 감정이 슬픔이다. 그렇게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.
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그런 고통스럽게 했던 상황이 해소되고 난 다음에는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는 경우들이 많죠 하지만 이 우울은 조금 다릅니다. 우울은 슬픔에 비해서 정도가 조금 더 극단적이고 기간도 길구요. 조금 더 복합적인 감정의 모험체다라고 생각을 하시면 돼요. 이 사전적 의미에서의 우울감은 기분과 의욕 그리고 사고 모두가 저하된 가라앉아 있는 상태를 의미를 합니다.
우울해진 뇌에서는 생각 자체가 부정적인 쪽으로 듭니다. 옛날 생각을 해도 더 후회스러운 생각들만 많이 들고 미래를 생각하면 다 안 될 것 같은 네 이런 생각만 들거든요. 그러다 보니까, 기분이 더 가라앉구요. 기분이 가라앉으면 생각도 더 부정적으로 들어요. 그러니까 계속 악순환에 빠지는 거죠.
이 우울감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포괄이 되어 있는데, 사실 슬픔은 그중에 하나일 뿐인 거죠.
이런 걸 보면은 우울감이라는 기분 자체가 어떤 단순한 하나의 감정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.
우울증인 사람이 이렇게 느끼는 게 아니라, 이렇게 느끼고 오랜 시간 우울했고 그것 때문에 어떤 변화가 생겨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걸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하는 거거든요.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인 사람은 정말로 여러 가지 감정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낄 수가 있는 겁니다.
그래서요 이 우울증 환자분들을 우리가 흔히 슬픔이 좀 가득 차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그렇게 이해를 하다 보면요 내가 조금 도와주면 이 사람이 금방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? 이렇게 생각을 해요. 혹은 지금 니가 처한 상황이 힘든 건 맞지만, 이 정도로 힘든 건 아니잖아라는 식으로 이제 유도를 해서 슬픔에서 좀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려는 그런 때가 많은데 사실 이렇게 하다 보면은 문제가 생길 수가 있죠.
그거 다 지나갈 거야. 뭐 나도 겪었어라는 식의 위로를 전하게 되는데 이게 단순한 슬픔의 경우에서는 통할 수 있어요. 슬픔은 어떤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사건이라는 거는 대개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되거나 잊혀지기 마련이잖아요. 그렇기 때문에 이런 식의 위로가 통할 수 있지만 우울은 훨씬 더 복합적인 감정 공허감이라든지. 불안이라든지. 부적절한 죄책감 이런 것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그리고 또 깊이 역시도 깊고 기간도 더 길기 때문에 이런 분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거죠.
그래 내가 이렇게 해 주면 나아질 텐데라는 기대를 가지고 접근하게 되면 쉽게 나아지지 않기 때문에, 나는 되게 무기력하고 지치게 되구요.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 그리고 빨리 나아져야 될 것 같은 그런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.
그렇기 때문에 이 우울감을 경험하시는 분들 우울증을 갖고 계신 분들께는 섣부른 위로보다는 내가 들어주겠다는 어떤 의사를 표현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. 사실은 들어줄 테니까. 이야기해 봐라고 이야기를 하더라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아요. 앞서 저희가 진료실에서도 기분에 대해서 얘기해 보세요. 하면은 잘 모르겠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했던 것처럼 이 우울증 환자분들은 기분을 인식하는 것도 좀 쉽지 않고 복합적인 감정이라다 보니까, 인식을 하더라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은데 이럴 때에는 더 이상 푸쉬하지 마시고, 내가 언제든지 들어주겠다고 이야기해 주는 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